가락재 단상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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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리
 
봄에는 봄의 소리가 있고 여름에는 여름의 소리가 있듯이 가을에는 가을의 소리가 있습니다
눈을 감고 두 귀를 모으면 계절을 느끼도록 하는 여러 소리들이 들립니다
낮에는 도토리와 밤톨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가을비가 그치고 저녁이 되면서 풀벌레 소리가 가까이 다가옵니다.
 
좀 더 마음의 귀를 열면 구름이 지나가는 소리도 들리고 밤하늘의 별들이 저 멀리서 속삭거리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설악산이나 내장산의 단풍으로만 계절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가을은 소리이기도 하니까요.
 
자연에는 여러 소리가 있지요
물소리와 새 소리 그리고 바람소리도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 가락을 판소리라고 하며 그냥 줄여 소리라고 하는 데는 자연의 소리를 닮고자 하는 뜻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가 하면 사람 사는 세상에도 여러 갈래의 소리가 있습니다
기쁨과 즐거움의 소리도 있고 고통 가운데 울부짖는 탄식의 소리도 있습니다
눈에 꺼풀이 있는데 반해 귀에는 그런 장치(?)가 없는 걸 보면 들음에 대한 선택권이 내게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골라서 들으려 하지 말고 들리는 데로 들으라는 것인가 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먼저 찾아오는 노환이 귀라고 합니다
이보다는 눈으로 먼저 오기도 하지만 생활의 불편함 정도로 따졌을 때 귀가 더 문제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눈의 문제는 나 자신에게 국한 되지만 귀의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내 몸의 귀는 점점 닫힐수록 내 마음과 영혼의 귀는 열려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말씀은 육신의 귀로 듣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성령님의 소리는 오히려 멀쩡한 내 두 귀가 닫힐 때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계시록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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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내용 일자

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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