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우회, 7월산행 후기

20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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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이런 데가 있었나?


서울을 벗어나야만 멋진 정취 가득한 숲을 거닐 수 있는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찾았던 홍릉수목원이 바로 그러한 공간이다. 홍릉은 조선 제26대 고종의 왕비 명성황후가 묻혔던 곳이었다. 1895년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된 후 이곳에 22년간 안장되었다가, 1919년 고종 승하 후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현 홍릉으로 합장되었다.




서울과 서울 근교엔 모두 40기의 조선 왕릉이 있다. 하지만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홍릉수목원을 제외한 모든 곳이 폐쇄된 상태다. 홍릉수목원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관장하고 있다. 총 2035종(목본 1224종, 초본 811종)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2년 이곳에 임업시험장을 세운 것이 계기가 돼 우리나라 최초 수목원으로 불린다.





숲에 들어서니 숲 특유의 상큼한 내음이 폐부 깊숙이 와 닿는 느낌이 든다. 초목원 탐방로에는 처음 보는 초본이 저마다 예쁜 이름표를 달고 우리 객들을 반기고 있다. 서울 시내에 있는 몇 안 되는 아름다운 숲이건만 생각보다 탐방객은 적었다. 그만큼 우리 일행은 호젓하게 삼림욕을 만끽할 수 있었다.






초목원을 지나 제일 먼저 만난 건 어정(御井)이었다. 고종이 이곳에 잠시 앉아 목을 축였다는 우물이다. 어정이라 그런지 여느 우물과 달리 주변에 반듯한 석축이 둘러져 있었다. 우물 ‘井’ 형상으로 석물(石物)로 축조한 우물은 이끼 낀 두툼한 각목으로 덮여 있어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탐방로 중간 쯤 홍릉터가 나왔다. 천장산(天藏山) 산줄기에 있었다. 천장산은 ‘하늘이 숨겨둔 곳’이라 하여 풍수지리상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러한 연유로 이곳 천장산 일대에는 여러 개의 조선왕가 묘지가 조성되었다. 역시 우리는 길에서 배우는 게 많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바로 이 근처 연구원이었는데 천장산은 금시초문이니 말이다.





10시 시작한 홍릉수목원 탐방을 느긋하게 마치니 정오가 채 안됐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예정엔 없었지만 인접한 ‘천장산 하늘길’을 걷기로 했다. 여기서 시작해 경희대 뒷산을 지나 외국어대 정문 앞으로 연결된 둘레길이다. 옛 임도를 주민들이 산책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목재 데크로 시설 보강을 해 지난 봄 개통했다고 한다. 천장산 정상(140m)에 오르니 한창 재개발을 하고 있는 회기동, 이문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오래간만에 본 외대 캠퍼스는 상전벽해 그 자체였다. 정문도 크게 새로 지어 옮겼고, 입구엔 사이버대학 건물이 있었다.




학교 앞 뒷골목에 간판도 없지만 44년 전통이라는 허름한 집에서 요기한 ‘닭 한 마리’는 간만에 만난 맛 집이었다. 8월엔 산우회 남부지부 초청으로 지리산 노고단을 오를 계획이다. 간만에 하게 될 산우회 원행(遠行)이 크게 기대된다. (허정회, 2020.7.4.)


※참석자 : 김수곤, 김중곤, 오 영, 유재두, 정락용, 최병학, 함동일, 허정회(이상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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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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