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우회, 1월 양재천 걷기 후기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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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하면 추억을 넘어 역사가 된다


  산우회 새해 첫 모임이다. 한 겨울답지 않게 포근했다. 미세먼지 예보가 있었지만 별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시야도 확 틔었다. 산우회(山友會)가 산우회(山迂廻)가 된 지 오래다. 어찌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리 됐다. 오늘도 산을 우회했다. 학여울역에서 만나 양재천을 따라 양재시민의 숲까지 약 1만 보 걸었다. 주말을 맞아 많은 시민이 양재천변을 걷고 있었다. 여기는 내가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달렸던 길이다. 집 밖을 나와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할 수 있는 거가 바로 행복 아니겠는가. 멀리 포항에서 박용범, 진천에서 남상화, 의정부에서 최병학, 일산에서 김동준 등 모두 12명이 함께 했다.





  대한민국 제1부촌 강남 한복판에 이런 시민공원이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양재천은 관악산과 청계산에서 발원해 과천시, 서초구를 거쳐 강남구에서 성남시에서 내려오는 탄천과 합류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길이 약 16km 되는 자연하천이다. 이곳은 옛날 어질고 재능 있는 사람이 모여 살아 양재마을로 불렸고, 그 마을을 뱀처럼 끼고 도는 하천을 양재천이라 했다. 양재천은 이곳 사람을 위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를 대는 젖줄이자 빨래터와 놀이터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강남 개발 붐이 일 때 토지구획정리 사업을 하면서 강폭을 대폭 줄이고 양옆에 시멘트 옹벽을 쳐 제방을 쌓고 둑에 바짝 붙여 아파트를 지었다. 그러자 강물은 썩어 악취를 풍기고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이를 1990년 대 중반 삼성이 자연생태하천으로 살렸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명품 아파트인 타워팰리스를 건설할 때 강남구가 양재천 복원을 건축허가 조건으로 내세운 덕분이다. 양재천은 그 후 우리나라 자연 생태하천의 모델이 돼 자자체마다 하천을 복원하는 바람이 불게 되었다.




  월 1회 꼴로 산우회 친구들과 함께 어울린 지 어언 만 15년이 다 돼간다. 오늘이 벌써 206번째 행사다.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 모임 대부분의 기록이 있다는 거다. 기록이 없으면 한낱 머릿속에만 있는 아름다운 추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기록이 있으면 추억을 넘어 역사가 된다. 이번 그 기록을 또 한 권의 책자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 2013년 5월「만 원의 행복」을 펴낸 바 있다. 올 3월 동기회와 여러 산우회원의 도움으로 졸업 50주년 기념식에 맞춰 두 번 째「만 원의 행복」을 발간한다.





  친구들과 멋진 자연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서초구로 넘어왔다. 여기서 왼쪽에 있는 실내 테니스코트를 지나면 오늘 우리 목적지인 양재시민의 숲이다. 양재시민공원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비롯해 한국전쟁 당시 청년과 학생으로 조직된 유격백마부대 희생자 충혼탑과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502명이 매몰된 삼풍사고 희생자 위령탑이 있었다.





  기다렸던 간식 시간이다. 용범이가 포항산 과메기를 푸짐하게 싸왔다. 작년 1월 수원 화성성곽길 걸을 때도 즐겼던 그 과메기다. 우리 일행 12명에 술은 고작 작은 페트병 소주 1병. 여기에 영이가 가지고 온 인삼즙을 섞으니 양도 많아지고 몸에도 좋은 인삼주가 됐다. 새해 인사를 하면서 인삼주로 산우회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건배를 했다. 이도선 동기회장이 준 예년보다 두터운 금일봉을 고맙게 받았다. 2월 모임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7일 회룡역에서 만나 의정부 사패산 자락을 걷기로 했다.(허정회, 2020.1.4.)


※ 함께 한 친구들 :
김동준 김중곤 남상화 박용범 오 영 유재두 윤진평 이도선 이현기 장무철 최병학 허정회
(이상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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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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