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학원의 설립정신

이봉수 이사장

(1969년 신일 창간호)

우리 재단에서 오랫동안 구상하여 오던 신일학교가 세워진 지도 어언 삼개성상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들을 돌아볼 때 결코 순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도 아니었고 앞으로의 걸어갈 길도 어려운 점이 많이 있을 것이 예상됩니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우리도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 신일을 세울 때에 다짐했던 설립 목적을 재삼 생각하며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 신일학교의 설립 목적을 다시 상기함으로써 우리 신일가족이나 또 우리 신일학교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신일학교의 설립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바른 민주 시민의 양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세운 것입니다. 조그만 땅덩이 안에서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려면 아무래도 자신이 바로 서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남을 위할 줄 아는 올바른 민주시민의 양성이 우리 급선무로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바른 민주시민의 양성’을 위하여 다시 몇 개의 세부적인 목표가 설정되어야 했습니다.

 1.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신앙인의 양성

오늘날 방향 감각을 잃은 고독한 현대인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너’와 ‘나’의 관계가 분명한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올바른 신앙의 소유라고 하겠습니다. 2천 년 전에 이 땅에 와서 몸소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생의 길을 체득할 때에 ‘너’와 ‘나’의 관계가 분명하게 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나’와 ‘내 이웃’까지도 살 수 있게 되는 놀라운 기적 아닌 기적이 우리에게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봉사와 협동 정신이 깃든 시민 양성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너무나 이기적인, 개인주의적인 경향으로 흐르기 쉬운 법인데 아무래도 우리 삼천만이 잘살기 위해서는, 아니 전인류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협력해 주는 봉사와 협동의 정신인 것입니다.

 3. 신용과 신의의 사람 양성

너무나 거짓과 사리사욕과 무책임이 편만한 우리 사회, 정말 남을 믿기 어려운 시대, 아무래도 이를 바로 잡으려면 자라나는 제2세들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으리라 봅니다. 친구지간에, 이웃간에 사업장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신용과 신의입니다. 우리 신일학생들에게는 이 중요한 것을 꼭 가르쳐서 밝고 명랑한 우리 사회의 역군들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올바른 사립학교 본연의 자세 구현’입니다. 국공립학교의 수가 부족하므로 오늘날 사립학교의 설립은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립학교들이 참다운, 보람 있는 사립학교로서의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재단에서는 좀 더 알차고 뜻있고 보람 있는 사립학교의 설립을 꾀한 것입니다. 이에는 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목표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1. 교육에 지장 없는 좋은 시설

상당수의 학교들이 학생들은 많으나 시설이 잘 안 되어서 많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여 우리는 충분한 시설을,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 정말 잘하자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불편함이 없이, 구김살 없이, 마음껏 공부하게 해주자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이루어진 것이 본관 교사와 체육관이요, 온실, 보일러실, 과학관 등의 제반 시설인 것입니다.

 2. 특성을 살리는 교육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교육 목표를 염두에 두고 가르치고 배우면서 또 하나 중요한 목표를 세운 것은 많은, 좋은 시설을 통하여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가는 학원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입니다. 과학관의 여러 가지 시설이나 체육관의 활용, 예능 계통의 알찬 교육 등, 어느 것이나 학생이 원하는 방향의 과업에 뒷받침을 다해서 그들의 특성이 살려지는 교육을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특성을 살리는 교육, 이는 신일학교의 특성도 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이 실현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립학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우리 신일학교를 통하여 불식되리라 믿어지며 우리 신일을 거치는 학생들은 하나하나가 다 슬기롭고 용감한 역사의 창조자가 될 것을 믿어마지 않습니다.